기업들 돈줄 꽉 막히자…'현금 부자' 상장사 몸값 뛴다

입력 2022-10-20 17:41   수정 2022-10-21 01:32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자금시장은 이미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와 건설사는 유동성 확보에 내몰린 상태다. 증권업계에선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에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돈줄 막히자 현금 몸값 ‘쑥’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연 4.136%까지 뛰었다. 2008년 7월 23일 이후 14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내 채권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 19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3년 만기 회사채(AA- 등급) 금리 간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1.20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신용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회사채와 같은 크레디트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금리 상승과 자금 경색으로 ‘돈줄’이 막히면서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동성이 급한 금융회사들이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에 먼저 연락해 고금리 상품을 제안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를수록 현금의 기대 수익률은 올라간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은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치투자 대가인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예를 들어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인 기업은 시중금리가 연 1%에서 연 5%로 4%포인트 오르면 순이익이 40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된다”며 “현금 많은 자산주를 눈여겨볼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부채 적고 현금 많은 기업은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2분기 말 별도 기준) 비율을 분석했다. 이 중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기업을 추려냈다.

국내 상장사 중에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삼성공조의 현금성 자산 비율이 233.3%로 가장 높았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794억원인 데 비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9억원, 단기금융자산은 1712억원에 달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36배에 불과하다. 이어 신도리코(223.2%) 서희건설(204.1%) 화성산업(202.1%) 대원산업(176.1%) 이니텍(171.3%) 순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중에는 DL이앤씨(115.9%) HMM(69.6%) 현대위아(68.9%) KCC(62.2%) 에스디바이오센서(59.1%) 현대제철(57.8%) 등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았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일각에서는 자금 경색으로 흑자도산하는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투자하려는 기업의 현금성 자산과 부채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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